30일 오전 12시 30분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 방음 터널 내부 곳곳에는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알려주듯 뼈대만 남은 차량이 널브러져 있었다. 5명의 목숨을 앗아간 불은 전날(29일) 오후 4시 12분쯤 완전히 꺼졌지만 현장에는 매캐한 탄 냄새가 여전히 진동했다.
지난 29일 오후 1시49분 발생한 화재로 5명이 숨지고 41명(중상 3명, 경상 37명)이 다쳤다. 방음터널을 지나던 폐기물 수거 집게 트럭에서 시작된 불은 방음터널 지붕으로 옮겨 붙어 삽시간에 번졌다. 카보네이트 재질의 천장이 녹아내리며 '불똥 비'가 내렸고 터널 내부는 검은 연기로 가득 차 인명피해가 컸다.
사고 현장 앞은 삼엄한 분위기 속 긴장감이 흘렀다. 터널 초입에는 빨간 줄이 처졌고 경찰들이 진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가끔 흰 옷에 헬멧을 쓴 감식원들이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해 차량 내부를 들여다봤다.
방음터널 830m 중 600m가 소실됐으며 자동차 44대가 전소되고 2대가 그을리는 피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터널 내 옥내소화전이 약 50m마다 설치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현장 감식에 나온 이철규 행안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재난원인조사실 팀장은 "현재 최초 화재가 발생한 차량을 중심으로 국과수, 경찰이 조사를 하는 상황"이라며 "현장은 빨리 수습될 것으로 추측된다."라고 말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건 수사본부는 30일 오전 11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갈현고가교 화재 현장에서 최초 발화 트럭에 대한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 감식에 착수했다.
한편, 경찰은 화재로 숨진 5명의 DNA를 국과수에 감정한 상태다. 희생자들의 신원 파악이 정확히 되지 않아 빈소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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